
레몬은 상큼한 맛과 풍부한 비타민 C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과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레몬을 먹으면 치아가 녹는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과연 이 말이 사실일까? 이번 칼럼에서는 레몬과 치아 건강의 관계를 과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치아를 보호하면서 레몬을 즐길 수 있는지 알아보자.
레몬의 산성, 치아에 미치는 영향
레몬은 pH가 약 2~3 정도로 강한 산성을 띤다. 이 산성은 레몬 특유의 신맛을 내는 주원인이며, 구연산(citric acid)이 그 핵심 성분이다.
치아의 겉면을 덮고 있는 에나멜(enamel)은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 중 하나지만, 산성 환경에 노출되면 서서히 침식될 수 있다. 이를 전문 용어로 ‘치아 부식'(dental erosion)이라고 부른다.
치아 부식이란 에나멜이 산에 의해 녹아 얇아지거나 손실되는 현상을 말한다. 레몬을 직접 먹거나 레몬즙을 자주 마실 경우, 입안이 일시적으로 산성 환경에 노출되면서 에나멜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녹는다”는 표현이 다소 과장되었다는 것이다. 치아가 즉시 녹아내리는 극단적인 상황은 일어나지 않으며, 부식은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적인 노출이 있을 때 주로 문제가 된다.
일상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증거
레몬을 먹은 뒤 이를 닦으려다 보면 치아가 살짝 민감해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에나멜이 산에 의해 일시적으로 연화(softening)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치과 의사들은 탄산음료나 산성 과일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사람들에게서 치아 부식 증상을 자주 관찰한다. 예를 들어, 레몬 물을 하루 종일 조금씩 마시는 습관이 있다면 치아가 산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부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그렇다면 레몬을 아예 피해야 할까?
그럴 필요는 없다. 레몬은 건강에 유익한 영양소를 제공하며, 적당히 섭취한다면 치아에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 문제는 섭취 방식과 빈도에 있다.
- 빨대로 마시기: 레몬즙이나 레몬워터를 마실 때는 빨대를 사용해 치아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최소화하자.
- 물로 헹구기: 레몬을 먹거나 마신 후에는 물로 입안을 헹궈 산성을 중화시키는 것이 좋다.
- 바로 양치질 피하기: 산성에 노출된 직후 이를 닦으면 연화된 에나멜이 손상될 수 있다. 30분 정도 기다린 뒤 양치하는 것이 안전하다.
- 치즈나 우유와 함께: 유제품은 산성을 중화시키고 에나멜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레몬을 먹는다고 해서 치아가 즉시 녹아내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부주의하게 섭취한다면 치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레몬의 상쾌함을 즐기되, 약간의 주의를 기울인다면 치아와의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하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현명하게 즐겨보자. 건강한 미소를 유지하는 데는 약간의 지혜만 있으면 충분하다!